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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텔크 시험 (Telc C1 Hochschule) 합격 후기 2 : Leseverstehen 공략법(이라기 보다는 타이르면서 어찌저찌 풀어가는 법)÷정보 2021. 9. 25. 14:48
시험은 Schriftliche Prüfung(필기시험)과 Mündliche Prüfung(말하기 시험)으로 이루어졌다. 점수도 각각 나오기 때문에 하나를 불합격하면 그 부분만 따로 시험을 칠 수 있다. 보통 말하기 시험을 먼저 통과하고 필기시험을 여러 번 치는 경우가 많다. 독해(Leseverstehen), 청해(Hörverstehen), 쓰기(Schriftlicher Ausdruck) 합쳐서 60프로(합격점수) 이상 맞기가 생각보다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또, 말하기 시험 채점 기준이 높지 않아서 대부분 어렵지 않게 통과한다.
물론 나는 말하기시험이 매우 매우 어렵고 무서웠지만ㅜㅜ시험 시간 Schriftliche Prüfung은 중간에 한 번 쉬는 시간이 있다. Hörverstehen과 Schriftlicher Ausdruck은 쉬는 시간 없이 바로 이어진다.
Leseverstehen
Leseverstehen은 총 세가지 독해 타일과 문법 문제(Sprahbausteine)로 이루어져 있다. 타일 1은 보기 문장 여덟 개를 본문 알맞은 위치에 삽입하는 문제, 타일2는 보기 문장 여섯 개가 각각 어느 문단에 따른 정보인지 선택하는 문제, 타일3은 보기 문장이 맞는지 틀렸는지, 알 수 없는지 선택하는 문제이다. 각각 문제 유형이 다른만큼 문제풀이 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 Leseverstehen Teil1 (20분, 2점×6문제=12점)
본문 독해와 문제풀이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보기 지문을 꼼꼼하게 읽는 것이다. 보기 지문을 대충 해석하고 본문을 읽는 것과,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고 본문을 읽는 것은 차이가 매우 크다. 아무래도 모국어로 받아들이는 게 더 크게 와닿기 때문에 보기 지문만큼은 한국어로 번역해서 적어두었다.
보기 지문을 다 읽었다면 본문 읽기를 시작해도 좋다. 본문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의 흐름이다. 글의 흐름에 따라 구조적으로 내용을 파악하며 읽어야 한다. 글 유형이나 접속사 사용 등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도움이 된다. 이렇게 파악한 내용을 바탕으로 빈칸에 들어갈 문장과 상관없는 보기들을 소거한다. 읽음과 동시에 답이 보이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본문 읽으랴 보기 지문 여덟 개 읽으랴 눈도 머리도 핑핑 돈다. 이때, 빈칸에 절대 들어갈 수 없는 보기를 먼저 제외해 두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풀 수 있다.
위는 실제로 내가 문제 풀 때 그렸던 표이다. x표시를 한 부분이 소거된 부분이고, 답을 확신할 때는 그 보기를 나머지 문제에서도 제외시켰다. 그러면 고려해야 할 보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보기 읽는 시간도 줄고 확실히 집중도 더 잘 된다. 이 방법의 좋은 점은 본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에도 정답을 찾을 확률을 높여준다. 나는 독해 타일 중 Teil 1가 제일 어려웠는데도 이런 방법으로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었다.
◆ Leseverstehen Teil2 (20분, 2점×6문제=12점)
이 타일에서는 체감상 본문 난이도가 Teil1에서보다 조금 쉬워진다. 하지만 보기의 단어가 어렵고 주관적(?)인 부분이 많아 의외로 문제풀이가 녹록지 않다. (예: 글쓴이가 논쟁적인 어조로 말하는 부분을 찾으라거나, 글쓴이의 요구가 드러나는 부분, 낙관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부분 등을 찾으라고 함) 나는 genug이라는 단어도 모르는 바보였기 때문에 보기가 해석이 안 돼 애를 많이 먹었다. Teil2 보기에 많이 나오는 표현들이 따로 있기 때문에 문제 풀 때마다 따로 정리 해두길 추천한다. 나왔던 단어가 또 나오고, 찾았던 거 또 찾으라 한다.
또 한 가지 팁이 있다. 문제가 모호하게 느껴진다고 본문도 대충 느낌으로 읽으며 풀면 안 된다. 보기에서 물어보는 내용은 해당 문단 전체에 산재하는 것이 아니다. 보기에서 말하는 것과 일치하는 문장이 분명하게 있다. 그 핵심문장을 제대로 찾고 밑줄 그어가며 문제를 풀면 좀 더 명확한 풀이가 가능할 것이다.
◆ Leseverstehen Teil3 (30분, 2점×12문제=24점)
본문의 길이가 가장 길고 문제 수도 제일 많은 타일이다. 보통 한 문단에 문제의 답이 하나씩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보기를 세 개쯤 미리 읽고 본문을 읽었다. 보기가 12개이기 때문에 한 번에 다 읽으면 본문을 읽는 동안 까먹어서 보기를 다시 읽고 또 읽고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려 이렇게 쪼개 읽는 방식을 택했다. 개인적으로는 본문 내용도, 문제 난이도도 세 타일 중에 제일 쉬웠다. 24점이 달린 타일이기 때문에 Teil3을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독해 부분에서 고득점을 하기 힘들다. 시험에서도, 연습에서도 Teil3을 풀 땐 조금 더 집중해서 꼼꼼하게 풀었다.
◆ Sprachbausteine (20분, 1점×22문제=22점)
독해 Teil 1보다 조금 긴 지문에 빈칸이 22개 있다. 빈칸에 들어갈 알맞은 보기를 고르는 문제이다. 4지선다이고 문법 문제와 어휘 문제가 함께 출제된다. 주로 어휘문제가 더 많기 때문에 본문 내용을 이해하면서 풀어야 할 뿐 아니라, 어휘력도 좋아야 한다. 나는 문법도, 어휘도 실력이 좋지 못해서 반 이상만 맞자는 마음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팁은 없다.
그래도 쥐어짜 내 보자면, 먼저 문제를 훑어보면서 어휘 문제 중 모르는 단어들이 있는 문제는
어차피 틀릴 거기 때문에아예 제쳐놓고 문법 문제를 풀었다. 내용을 몰라도 되는 것들을 다 풀어놓고 나서야 본문을 읽었다. 이때는 최대한 빨리 아는 것만 맞을 요량으로 풀어서 시간을 아꼈고, 남은 10분 정도를 나머지 독해에 할애했다.
처음 C1 Hochschule 공부를 시작했을 때 독일인 친구 두 명에게 채점을 부탁한 적이 있었다. 답지를 집에 놓고 오는 바람에 가볍게 읽으면서 답을 확인해달라고 했는데 두 명 다 제한시간을 다 채우고도 답을 확신하지 못했더랬다. 그 친구들의 정답률은 70%였다. 물론 원어민이 마음먹고 문제풀이 하면 훨씬 잘하겠지만, 어쨌든 원어민들에게도 꽤 높은 수준의 집중력과 독해력을 요구하는 지문들이다. 고작 1~2년 독일어를 배운 사람이 준비하기에는 정말 어려운 시험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은 시험일뿐이다. 내가 아무리 독일어를 못한다 해도 일정 시간 꾸준히 단어를 외우고 문제풀이 연습을 하면 합격선인 60%는 맞을 수 있다. 토익 900점 넘어도 원어민 앞에서 영어 한마디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는 반대로 영어 한마디 못하는 사람도 열심히 하면 900점을 넘길 수 있다는 사실이 된다. 이 점을 명심해서 절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마시라. 일단 시험 준비를 시작했으면 내 실력이 어떻든 간에 주눅 들지 말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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