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집 구하는 방법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십중팔구 베를린에서 집을 구하고 있을 것이다. 먼저 심심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베를린에 입성하자마자 가장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한다니. 외국인이라서 어려운 게 아니다. 다른 도시에서 온 독일인도, 평생을 베를리너로 살아온 이들에게도 베를린에서 집을 구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 너무 낙담 말길. 실제로 지난 석 달간 나도, 내 독일인 친구들도, 한국인 친구들도 집을 구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 지역 별로 사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독일 전체가 아닌 베를린으로 한정하여 설명하겠습니다.
베를린만 그렇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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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 Zwischenmiete

베를린에 처음 발을 들이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단어가 있다. WG(베게)와 Zwischenmiete(쯔비셴미테)이다.

Wohngemeinschaft의 약자인 WG는 말 그대로 주거(Wohn)를 공유(Gemeinschaft)한다는 뜻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셰어하우스이다. 각자 방에서 따로 생활하되, 주방이나 욕실은 공유한다. 가난한 학생뿐 아니라 혼자 사는 직장인들에게도 흔한 거주형태이다.

Zwischenmiete란 짧은 기간 동안 집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짧게는 몇 주에서 몇 달까지 출장이나 여행 등 세입자의 사정에 따라 집을 내놓는다. 보통은 세입자가 쓰던 가구나 집기를 쓸 수 있어서 베를린으로 막 이주한 사람이 잠깐 살기 좋다.

따라서 베를린으로 이주하기 전 미리 한두달 정도 Zwischenmiete로 계약해 놓고 단기로 사는 동안 직접 방을 보러 다니며 장기 거주할 집을 구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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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구하기 순한맛

한국인에게 가장 만만한 방법은 한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이다. 장점은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 수요자가 한국인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경쟁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집주인이 직접 글을 올리거나 세입자가 다음 세입자를 구하려고 글을 올리기도 한다.

http://www.berlinreport.com/

베를린리포트

https://www.facebook.com/groups/1781283382104602/?ref=share

독일에서 방구하기 |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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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구하기 보통맛

한인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넓은 시장에 눈을 돌리면 좀 더 다양한 매물을 찾을 수 있다. 선택지가 넓으면 그만큼 좋은 집을 구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법. 하지만 수요량도 많기 때문에 서른 명이 함께 Besichtigung(방 둘러보러 가는 것)을 하거나 집주인과 면접을 봐야 하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보통은 Besichtigung을 가는 것조차 힘들다. 나는 몇 달 전 100군데 지원하고 단 하나의 답장을 받았는데 그 마저도 사기였다.

다음은 현지인들이 집을 구할 때 주로 사용하는 웹사이트이다. 어플도 있다. 어플로 이용하는 게 조금 더 편리하다.

https://www.wg-gesucht.de/wg-zimmer-in-Berlin.8.0.1.0.html

WG Berlin : WG-Zimmer Angebote in BerlinWG Berlin in Berlin

이 웹사이트는 주로 WG 방을 구할 때 쓴다. 나도 여기서 방을 구해서 독일 아주머니와 함께 살았던 적이 있다.

https://www.immobilienscout24.de/?seaid=g_brand&gclid=CjwKCAjw-L-ZBhB4EiwA76YzOetqQ-nRSdvVKqPsrwYArqHaTFRqd_Y9PukfxhS4mhQKvhSDM8vMsxoCF9UQAvD_BwE

Immobilien, Wohnungen, Häuser und Gewerbe – ImmoScout24

이 웹사이트가 가장 대중적으로 쓰인다. 그만큼 사용자가 많아 답장을 받는 일이 드물다. 내가 스캠 답장을 받았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프리미엄을 구독하면 집 구하는 데 필요한 서류들(슈파, 소득증명서, 월세 납부 증명서 등)을 손쉽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한 두 달 정도 프리미엄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주의할 점은 기간이 정해져 있는 프리미엄이라도 해지를 하지 않으면 자동 연장된다는 점이다. 해지가 바로 되지 않고 한 달 정도 후에 되기 때문에 구독을 함과 동시에 해지하길 권한다. 나는 약관을 잘 읽지 않아 생돈을 날렸다.

https://inberlinwohnen.de/

Aktuelle Wohnungsangebote der Landeseigenen in Berlin

이 웹사이트는 최근에 알게 된 곳으로 여기서 집 구하기에 성공한 독일인 친구가 알려줬다. 위 Immobilien보다 덜 알려졌으므로 매물이 올라오자마자 메일을 보낸다면 조금 더 높은 확률로 답장을 받을 수 있다.

https://www.ebay-kleinanzeigen.de/s-haus-mieten/berlin/c205l3331

Häuser zur Miete | eBay Kleinanzeigen

마찬가지로 여기서 WG를 구한 친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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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구하기 매운맛

전설처럼 내려오는 방법이다. 가까운 친구 중에는 없지만 건너 건너 구전되어 들리는 방법으로 지역신문이나 길거리에 붙은 전단지를 통해 구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우리 학과에도 이렇게 집을 구한 사람이 있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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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집을 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집을 구하는 신세였는데 결국 아늑한 집에서 이렇게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있다니. 행복하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하루빨리 좋은 집을 구할 수 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공유할 링크는 베를린에서 집 구하기 게임이다. 내 친구 아나스타샤는 이 게임으로 마음을 다 잡으며 결국 집을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