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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일지] 식물 소개 2탄 : 뱅갈 고무나무, 아레카 야자×감성/식물 집사 이야기 2022. 9. 24. 21:22
며칠간 바쁜 듯 한가로운 날을 보냈다. 시험기간임에도 한가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식물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기 때문인 것 같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식물부터 살피게 된다. 밤 사이 얼마나 더 자랐는지, 꽃을 피울 기미가 생겼는지, 무엇보다 아직 잘 살아있는지. 아무리 빠르게 자라는 식물이라 한들 그 성장이 하룻밤 새 눈에 띌 정도는 아니겠건만, 작은 변화도 다 포착하고 싶은 마음으로 화분 앞을 서성인다.
이사오고서 줄곧 키가 나만한 식물을 놓고 싶었다. 폭풍 같은 여름을 보내며 미루고 미루다가 지난 9월 14일 아침, 모처럼 일을 벌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즉흥적으로 다녀왔다.
식물을 고른 기준은 미관보단 가격이었다. 키가 갑절이면 가격은 몇 곱절이니, 가난한 학생 주머니엔 그만한 돈이 없다. 그냥 작은 화분을 몇 개 사서 키가 클 때까지 잘 키워볼까 하던 찰나, 가격도 미관도 괜찮은 화분 두 개를 발견했다.
식물3. 뱅갈 고무나무
2022년 9월 16일 뱅갈고무나무 2022년 9월 16일 뱅갈고무나무 언제나 그렇듯 초면인 줄 알았던 이 식물은 사실 나와 안면 있는 식물이었다. 지난달 친구들과 이탈리아에 놀러 갔을 때, 우리가 숙소를 잡고 머물렀던 살레르노에서였다. 공원을 거닐다가 굉장한 나무 한 그루를 봤는데 인상적이어서 사진도 찍어두고 무슨 나무인지 이름도 검색해봤었다.
2022년 8월 22일 (이탈리아 살레르노) 뱅갈고무나무 지금 보니 이파리가 비슷한 듯도 하지만 누가 저 나무를 볼 때 잎을 살피겠는가? 나무줄기에서 아래로 길게 늘어진 뿌리인지, 또 다른 줄기인지 하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잎은 안중에도 없었다. 저 으스스한 성목도 깜찍한 묘목 시절이 있다니... 당연한 걸 새삼스럽게 느끼는 대회가 있다면 이번 연도 챔피언은 나다.
아무리 그래도 깜찍한 묘목이 저렇게 자란다니,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엔 믿을 수 없다. 혹시 다른 고무나무인 건 아닐까? 같은 나무라면 내 뱅갈 고무나무도 저런 줄기를 드리우며 자랄까? 몇 년을 키우면 저런 줄기를 볼 수 있을까? 살레르노 공원에서 봤던 저 나무는 몇 살일까? 그리고... 얼마일까? 🥲 가격도 살 사람이 있을 때나 정해지는 것이지, 저 나무는 아마 대단한 나무라 매매도 안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저 공원에서 저만큼 자랐을 테다.
기분이 묘하다. 자라 보기도 전에 다 자란 모습을 알아버렸으니, 이런 스포가! 내 뱅갈 고무나무야, 너는 죽지만 말고 부담 없이 마음껏 아무렇게나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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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잘 드는 밝은 곳에 두되 직사광선을 피할 것,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과습에 주의할 것(겨울엔 대략 2주 1회 물 주기), 가지치기를 잘해줄 것, 가지치기할 때 수액이 흘러나오는데 수액에는 독성이 있으니 만지지 말 것.
식물 4. 아레카 야자
2022년 9월 19일 아레카야자 두 번째 식물은 아레카야자이다. 뱅갈 고무나무는 거실에, 아레카야자는 침실에 두었다. 볕이 드는 밝은 곳에 두어야 하지만 직사광선은 피해야 하므로 침실이 마침 딱이라고 생각했으나 사진에 보이는 토분으로 분갈이를 해 준 다음부터 흙에 곰팡이가 피기 시작했다. 글을 쓰는 지금 24일에는 아레카야자도 거실에 두었다. 이틀 전에 자리를 옮겼으니 앞으로 두고 봐야겠다.
검색해보니 토분과 곰팡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크기가 작은 토분은 흙에도, 토분에도 곰팡이가 잘 생기지 않았는데, 아레카야자와 뱅갈 고무나무를 심은 토분에는 곰팡이가 너무 잘 생긴다. 조금 더 지켜보며 세라믹 화분이 좋을지 고려해봐야겠다.
2022년 9월 19일 아레카야자 14일에 아레카야자를 처음 데려올 때만 해도 새잎이 잎 하나처럼 뭉쳐있었는데 양갈래로 퍼지면서 줄기 하나에 이파리 여러 개 달린 모양을 하고 있다. 다른 잎보다 높이 난 걸 보면 앞으로도 새잎들이 길게 나면서 전체적으로 키가 커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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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빛이 잘 드는 곳에 두되 직사광선을 피할 것. 직사광선은 잎이 누렇게 되는 원인임. 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므로 과습에 주의.
아레카야자와 뱅갈 고무나무 모두 실내 공기 정화에 탁월하다고 한다. 뱅갈 고무나무는 특히 포름알데히드를 정화해준다고 한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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