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식물 집사 이야기

[식물일지] 식물 소개 1탄 : 스킨답서스, 히비스커스

벤따 2022. 9. 13. 02:55

생애 처음으로 내 돈 주고 화분에 담긴 식물을 사봤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유는 불분명한데, 어느날 갑자기 식물이 사고싶어졌다. 요즘 플랜테리어가 유행이라더니 혹시 미디어의 영향인 걸까?

아무튼 생애 첫 반려식물로 몬스테라를 들였으나 죽이기도 힘들다는 그 몬스테라를 그만... ㅜㅜ

아픔을 몬스테라 주니어로 달래려 또 다시 몬스테라를 들였으나 이 몬스테라도 상태가 썩 좋진 않다.

이후로도 정신 못 차리고 콩난과 마오리 소포라를 차례로 보내드렸다. 콩난은 길게 늘어뜨려야 하는데 돌돌 말아 화분 위에 얹어놔서 썩어버렸고, 마오리 소포라는 무럭무럭 잘 자라더니 2주간 햇볕을 전혀 쬐지 못해 죽어버렸다. 한여름에 너무 더워 방 창문은 종이로 덮어두고 낮에 마오리 소포라만 화장실로 옮겨 햇볕을 쬐어주곤 했었는데 1주간 집을 비우게 되면서 관리를 해주지 못했다. 그래도 1주일 만에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다니... 그동안 두 개의 몬스테라와 콩난을 보내면서도 쌩쌩하게 잘 지내던 마오리 소포라였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고 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콩난, 마오리 소포라는 그렇다 치고, 몬스테라는 왜 자꾸 죽는 걸까? 내가 키웠던 몬스테라들은 다들 잎에 검은 반점이 생기더니 크기와 수가 늘어나다가 죽었다. 아, 몬스테라 주니어는 아직 살아는 있다 ㅠㅠ

앞으로는 식물을 좀 더 잘 키워보려고 엑셀 파일에 식물일지를 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엑셀이 식물일지에 좋은 매체는 아닌 것 같아 블로그에 남긴다.


식물 1. 스킨답서스 (Efeutute / Golden Pothos)

2022년 9월 11일 스킨답서스
2022년 9월 11일 스킨답서스

너무 잘 자라 악마의 덩굴이라고도 불린다는 스킨답서스. 영어이름, 독어이름, 학명 모두 다 다른데 스킨답서스라는 이름은 어디서 온 걸까?

물은 어떤 식물이든 다 겉흙이 말랐을 때 흠뻑 주기 때문에 딱히 날짜를 세면서 주지는 않고 있지만 평균적으로 3일에서 7일 사이에 한 번씩 주는 것 같다.

지난 달에 1주일 쯤 집을 비웠을 때도 다른 식물들에 비해 가장 상태가 좋았고, 자라는 속도도 눈에 보일만큼 빠르다.

찾아보니 직사광선을 피하고 반양지에서 키워야 한다는데, 나는 왜 창가에 두고 키우고 있었지? 다른 식물들이랑 다같이 창가에 뒀을 때가 예쁘긴 한데, 햇볕이 강하면 죽을 수도 있다니 다른 곳으로 옮겨줘야겠다. 또 죽일 순 없지. 요즘은 벌써 가을날씨라 흐리고 해도 잘 안 뜨지만, 한번 해가 떴다 하면 볕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겨울이 아닌 이상 거실 안쪽(창가에서 먼 쪽)에 놔야겠다.

아직 비료는 한 번도 준 적이 없다. 너무 오바했다가 영양과다나 과습으로 죽을까봐 물만 주면서 지켜보는 중이다. 8월 18일에 데려왔으니까 이제 일주일만 더 있으면 한 달 채운다. 한 달 동안 죽지 않고 잘 자라줘서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잘 해줄게...

아, 그리고 구글에 검색해보면 잎이 무늬 엎는 초록색이던데, 왜 저 스킨답서스는 잎이 얼룰덜룩 한걸까? 저 얼룩무늬에 반해 이름도 모르고 구매했는데 구글 검색 사진을 보니 그중에서도 우리 애 미모가 제일이다. 수형이 예술이다.

귀찮으니까 잎이 왜 얼룩덜룩하게 나는 건지는 다음에 검색해보도록 하겠다.


식물 2. 하와이무궁화, 부상화 ( Chinesischer Roseneibisch )

2022년 9월 11일 하와이무궁화
2022년 9월 11일 하와이무궁화

하와이에 1차 친근감 느끼고 무궁화에 2차 친근감! 태어나서 분명 처음 본 식물인 것 같은데 무궁화였다. 이름은 하와이지만 사실 중국에서 난다고... 그래서 독일 이름으로는 중국 어쩌구이다. 이 식물도 얼룩덜룩한 잎 색이 예뻐서 데려왔다. 나는 저런 식물을 좋아하나 보다. 얘도 구글 검색해 보면 잎으 그냥 초록색이던데. 대체 저런 색은 어떻게 왜 만들어 지는 걸까? 혹시 누가 이 글을 본다면 댓글로 설명 부탁드려요. 그 전에 제발 내가 조만간 직접 검색해 보길. 하지만 지금은 시험 기간이고 쉬는 시간에는 쉬기 바빠서 학구적인 활동이 불가하다.

이 하와이무궁화, 친근하지만 이름이 마음에 안 들기 때문에 그냥 히비스커스라고 부르겠다. 아, 얘가 학명이 그 유명한 바로 그 히비스커스이다! 헤헷 이 히비스커스도 스킨답서스와 함께 8월 18일에 데려왔는데 그동안 꽃도 두 번이나 피웠다. 꽃이 필락말락을 3일 정도를 하다가 꽃이 피면 하루만에 져버린다. 처음 꽃이 폈을 때 시험 전날이라 눈으로만 보고 사진은 나중에 찍으려 했는데 너무 금방 져버려서 깜짝 놀랐다. 두번째 꽃이 피었을 땐 집을 3일 정도 비우고 돌아왔더니 꽃이 활짝 펴있어서 부리나케 사진을 찍었다. 꽃이 지기 전에 발견해서 행운이었다.

2022년 9월 7일 하와이무궁화

후욱후욱 너무 예쁘다!! 나는 저런 쨍한 빨간 꽃이 피는 식물을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마치 브로치를 단 것 같다. 아쉽지만 저 꽃은 대부분 하루만에 시들해졌다가 톡 떨어져 버린다. 평범한 일상에 작은 이벤트 같은 꽃이다.

물은 겉흙이 충분히 말랐을 때 주고 있고 (3일-7일 사이), 직사광선에 놓아 햇볕을 충분이 쬐어주고 있다. 저 선반에는 빛이 직접 닿지 않기 때문에 보통 아침에 직사광선이 닿는 바닥에 내려놓는다.

처음 데려올 때부터 잎이 이미 무성했기 때문에 자라는 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잘 들여다 보면 새잎이 늘 돋아나고 있다. 조만간 또 꽃을 피워주길!


고작 식물 두 개 소개했는데 지친다. 포스팅 하나 쓰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제 얼른 밥도 먹고 정리도 하고 공부도 제발 해야하기 때문에 나머지 식물은 다음 편에 이어서 소개하겠다. 그 때까지 제발 잘 살아있길.